띠동갑 수영장 형님과의 풍삶초 이야기 (갱신팀 박병기목사_서일교회)

대표목사님의 은혜로(^^?)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셔서인지 수영장 형님과 월요일 아침마다 순조롭게 풍삶초를 진행중입니다.

오늘은 두번째 시간이었는데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가 너무 커서 가슴이 벅차 글을 올립니다.

저와는 띠동갑이시고 돌싱, 천주교 배경인 이 분은 전에 영세를 받았지만 신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아직 갖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관심있게 읽어본 적은 없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성실하게도 요한의 복음서(!) 2장, 3장, 4장, 5장, 8장, 9장을 다 읽고, 아무 의미를 찾지 못해 오늘 새벽에도 한번 더 읽고 왔다고 하십니다. 아무 의미를 찾지 못했다는 정직한 반응에 감사하는 한편, 수심이 가득한 그 표정에서 저는 니고데모의 갈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저희 교회 어제 주일 설교 본문이 가나 혼인잔치였습니다. 그래서 손님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아무 상관도 없는데 도와주신 이야기, 언제 변했다는 얘기는 없지만 분명히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된 종들의 이야기, 우리 인생에 찾아오는 수많은 손님들(문제들)과 그것을 대접할 수 없는 빈 항아리 같은 우리 인생의 이야기, 결국 아무도 주인 대접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인 주인이 되셔서 잔치를 끝까지 책임져 주셨던 좋으신 주님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와 소통하기를 원하시고 오늘 형님에게 말씀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이며, 쓸데 없어 보이는 물을 길어오듯 읽히지 않는 성경을 읽어 온 형님의 수고가 사실은 ‘그대로 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기적을 경험한 종들과 같다는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의 사건들이 사실이냐 아니냐로 씨름하기보다 이 말씀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를 기도하며 읽는다고. 형님도 그렇게 읽어보시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니고데모는 환한 얼굴로 성경을 대하는 자신의 관점이 바뀌었다고, 기대 없이 왔다가 머리를 한대 세게 맞고 간다며 기뻐하며 돌아갔습니다. 목사 친구를 만드니 아침마다 너무나 행복하다는 진심어린 감사를 듣게 하시며 하나님은 제 마음도 어루만지십니다.

다음 만남은 더 기대하게 하십니다. 오 주님. 이 기쁨을 어찌할까요. 잘 되든 안 되든, 금방 되든 그렇지 않든, 이렇게 사는 게 옳습니다. 백번 옳습니다. 그리고 남을 살리려 하는데 정작 하나님은 오늘도 저를 살리십니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 (요10:10b)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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