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여보게! 기독교란 하나님나라 일세!
작성자
하나복
작성일
2017-03-24 10:46
조회
896
“여보게! 기독교란 하나님나라일세!”
박철수의 『기독교란 무엇인가 하나님나라』를 읽고
저자 : 박철수ㅣ출판 : 대장간ㅣ출판년도 : 2015년(전면개정판)
서평: 장재우목사 / 천우교회담임 / 수도권갱신,부산네트워크 담당 스탭
서평: 장재우목사 / 천우교회담임 / 수도권갱신,부산네트워크 담당 스탭
간혹 이런 상상을 한다. 노년의 사도 바울이 건네는 편지를 받아본 디모데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깨달은 바를 어린 나이에 막중한 책임을 지고 목회를 하는 사랑하는 제자요 믿음의 아들인 디모데에게 이런 저런 당부를 하는 사도 바울의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
박철수의 『기독교란 무엇인가 하나님나라』(대전: 대장간, 2015)을 읽다보면 저자를 통해 사도 바울의 마음을 알아가게 되고, 책을 덮을 때쯤이면 디모데가 느꼈을 마음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반드시 감사의 글부터 보라고 권하고 싶다. 감사의 글에서 밝히듯 저자인 박철수 목사는 온 몸이 아픈 섬유근육통의 고통 속에서도 이 책을 전면 개정했다. 사모님이 필요한 책을 읽어주고, 저자가 구술한 것을 받아 써주기까지 했다. 이런 모습은 마치 구술을 하면 그것을 기록하고 끝에 “내가 친필로 쓰노니”라고 했던 사도 바울의 서신을 연상시킨다. 사도 바울이 그러했던 것처럼 저자 또한 육체의 가시 속에서도 꼭 전해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그건 바로 예수님께서 전하신 “하나님나라”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마치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여보게! 기독교란 하나님나라일세!”
이처럼 『기독교란 무엇인가? 하나님나라』라고 도발적 다가오는 것은 “하나님나라”가 저자 자신에게 있어서 “밭에 감추인 보화”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자신의 신앙여정을 소개한다. “자신이 만난 예수님은 죄 용서를 받고 천국에 갈 수 있도록 십자가에 죽으신 분이며, 열심히 봉사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였다”라는 말로 응축한다. 비단 저자만 그렇겠는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혁명적 예수님을 발견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바는 개인 구원에 멈추지 않는다. 예수님처럼 자신 속에 확고한 하나님나라가 시작되었다면 개인구원은 물론 세계변혁의 구원으로 승화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말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나님나라는 우리를 구원하실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하는 방법, 돈을 벌고 쓰는 방법, 가난한 자를 대하는 방법, 사랑하는 방법 그리고 정치, 경제, 학문, 노동 등 실용적인 교훈을 담고 있다”(452쪽). 밭의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이의 당당함이 진하게 묻어져 나온다.
본 서는 프롤로그, 에필로그를 제외하더라도 16장이나 되는 가볍지 않은 책이다. 그러다 보니 자칫하면 길을 잃은 것 같지만 친절하게도 그 길을 잃지 않도록 요약과 평가가 실려있다. 그것도 무려 김회권 교수의 요약과 평가이다. 누군가의 저서를 읽고 요약하고 평가해 준다는 것은 그만큼의 신뢰와 애정을 반영한다. 두레교회 목회자였다는 공통분모뿐만 아니라 결국 성경이 말하는 핵심은 “하나님나라”라는 신학적 동의와 동지적 의식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감사하게도 김회권 교수의 요약과 평가를 통해 본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본서를 읽는 방법을 추천하자면 김회권 교수는 에필로그를 가장 먼저 읽기바라지만, 개인적으로는 먼저 감사의 글을 통해 저자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 본 다음 그가 왜 하나님나라에 대해 그토록 쓸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에필로그를 읽고, 김희권교수의 요약과 평가를 통해 전체적인 그 흐름과 각각의 논지를 살핀 후에 각 챕터를 읽어나기를 추천한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9장까지가 성경신학적 기반을 둔 하나님나라에 대한 이해를 다루었다면 10-14장까지는 하나님나라의 실천적인 가난한 자, 정치, 생태계, 안식에 대해 다룬다. 특별히 하나님나라와 정치에 대한 부분은 2장에 걸쳐 할애하고 있다. 관심 있는 부분부터 살펴봐도 좋으나 혹 정치에 대한 부분을 보고자 하는 분들은 가난한 자에 대한 논의를 먼저 살펴보길 추천한다. 왜냐하면 가난한 자를 통해 누가 지배하느냐는 주도권에 대한 이해가 정치에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생태계를 이해함에 있어서 안식이 중요하기에 생태계와 안식이라는 두 주제를 하나의 유기적 주제로 엮어서 이해해도 좋을 듯하다. 마지막 15장과 16장은 교회와 새 하늘과 새 땅을 다룬다. 특별히 한국교회에 대한 깊은 질타와 우려를 쏟아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하나님나라의 대표요 전진기지라는 것을 역설한다. 더불어 성경이 말하는 역사적 종말은 비관과 절망이 아닌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희망임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7장의 미래에 완성될 하나님나라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한 새 하늘과 새 땅의 희망으로 마무리한다.

본 서의 강점은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나라를 그대로 드러내 준다는 점이다. 1장의 하나님나라와 유토피아를 비교하며 “하나님나라의 주어는 하나님이며, 유토피아는 인간이 주어다”(55쪽)라는 통찰력 있는 견해도 돋보이지만, 2장의 복음을 설명하며 제시한 창세기 3:9의 “아담에 네가 어디 있느냐”에 대한 은혜로운 추적, 무제한적 포옹과 사랑, 죄를 고백하도록 계획하신 질문, 인간의 멸망을 허락지 않으시는 열심, 스스로 찾아오기를 바라시는 마음 등(73-74쪽)의 주해는 저자의 하나님나라에 대한 이해의 기반이 성경임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7장에서 보여준 미래에 완성될 하나님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비유에 대한 해설은 분량면에서는 다소 빈약해 보인다. 아마도 하나님나라를 위한 추천도서들을 통해서 저자가 참조하고 공부한 부분들에 대해 제시해 놓은 바처럼 G.R 비슬리 머리의 『예수와 하나님나라』 와 같이 예수님의 비유만 전문적으로 다룬 책들이 있기 때문에 간략히 언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유 속에 있는 하나님 나라의 은닉성, 점진성, 필연성(209쪽)과 같은 핵심 키워드의 제시는 하나님나라 비유연구에 있어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처럼 분량이 아닌 핵심적 키워드의 제시는 책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6장의 “이미 시작된 하나님나라”에서는 예수님의 광야시험을 인간의 세 가지 욕망으로 풀이한다. “경제적 욕망, 권력의 욕망, 종교적 욕망. 인간의 욕망은 이 세 가지 안에 다 포함되어 있다”(171쪽). 이런 식의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성경 본문에 대한 통찰들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하나님나라를 성경으로 이해하는데 있어 상당한 유익이 된다.
더불어 각 장 곳곳에서 보여주는 용어의 정의와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은 본 서의 강점이다. 저자가 처한 투병의 상황상 각주처리를 못했을 뿐이지 곳곳에 학술서는 아니지만 그간의 공부의 흔적들이 놓여있다. 하나님나라를 위한 추천도서를 따로 뒷부분에 별도로 제공한 것처럼 각 학자의 견해와 의견들을 바탕으로 한 논지와 저자의 이해는 저자 나름의 정의를 갖게 했다. 예를 들면 “보르캄이 말한 대로 하나님나라는 묵시 문학자들이 생각하듯이 하늘 저편에, 신비한 미래에 있지 않고 아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지극히 일상적인 현재에 숨겨져 있다. 천국이 장소적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통치적’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163쪽). 10장의 “하나님나라와 가난한 자”의 논의에서는 아브라함과 카이퍼의 견해에 기대어 “하나님의 정의는 균등한 정의가 아니라 가난한 자의 쪽으로 쏠리는 편중이었다”(229쪽), 14장의 “하나님나라와 안식일”에서 에리히 프롬의 “현대인의 일요일은 오락의 날이요, 소비의 날이요, 도피하는 날인 소유 지향적 날이 되었다”(335쪽)라는 현실인식은 우리가 교회 안에서 성경만 가르치고 배우는 자가 아닌 하나님나라의 복음으로 현실을 날카롭게 바라볼 수 있는지에 관해 도전을 준다.
본 서를 읽다보면 간혹 반복되는 부분들이 나온다. 앞서 언급하였던 용어의 정의나 논지들이 장을 건너 뛰어 등장하기도 한다. 단순한 반복이라기보다는 논지전개를 위한 디딤돌로서의 역할이다. 그러나 그것과 무관한 듯한 반복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통치권에 대한 부분은 전 주제에 걸쳐 고루 펼쳐져 있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서두에 언급한 바처럼 읽는 독자에게 하나님나라에 대한 것을 더욱 자세하고 견고하게 전수하고픈 마음으로 여겨진다. 저자가 느끼기에 한국교회가 무너진 곳, 가슴 아프게 다가온 부분은 논지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강조를 위해서라도 반복한다. 마치 사도 바울이 서신서에서 논리적으로 복음을 전할 뿐만 아니라 뜨거움으로 이에 대한 도전을 반복하며 강조했던 것처럼. 본 서에도 학술서 같은 묵직함과 더불어 반복을 통해서라도 하나님나라라는 총체적인 진리로 목회와 세상을 바라보라는 권고와 강조가 들어있다.
구체적인 책의 요약적 내용과 가이드는 김회권 교수의 추천의 글을 통해서도, 요약과 평가를 통해서도 잘 드러나 있다. “하나님나라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전하신 그 자체였으며, 신구약 성경의 주제는 하나님나라이며, 예수님께서 몸소 하나님나라로 오셨다”라는 박철수 목사의 외침은 오늘 이 시대에 하나님나라를 기독교의 새로운 한 운동, 또 다른 돌파구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묵직한 도전이다. 몸을 돌보기도 벅찬 상황에서 외친 “하나님 나라”는 저자만 생명을 건 외침이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생명을 거셨던 외침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자유, 정의, 사랑, 해방, 평화, 희망, 풍요 같은 표현들은 예수님의 인격과 그 분의 ‘몸소 하나님나라’에 대한 분석적 개념”(454쪽)일 뿐이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바가 이처럼 크다. 기독교가 이처럼 크다. 언젠가 죽어서 가는 천국을 위해 장례절차의 순번표를 뽑고 기다리는 대기인원을 만들어 내는 것이 기독교가 아니다. 지금 여기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한 능동적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나라를 이뤄가는 것이 기독교다.
저자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들어본다.
“여보게! 기독교는 하나님나라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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