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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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운동을 교회는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 나들목교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투 운동으로 우리 사회의 가려져 있었던 차별과 폭력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니, 인류 문명의 역사만큼이나 길었던 여성 차별의 이슈는 늦었지만 이제 우리 모두가 직면해야할 문제입니다. 이 이슈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많은 문제가 얽혀있어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지만, 교회 공동체 안에도 있을 터이고, 성도들이 세상 속에서 마주하는 주제이기 때문에 결코 교회 지도자들이 외면하거나 덮어둘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나들목교회에서 이 이슈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여러분들과 공유하면 우리 하나복 동역교회들도 참고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은 부분이 부족하고 겨우 시작단계에 있기는 하나, 그 과정과 내용 등을 나누려고 합니다.
먼저, 나들목 교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서 “목회서신-미투 운동을 넘어서서”를 성도 전체와 공유하였습니다.
(1) 대표 목사가 목회서신 1.0을 작성해서 교회의 지도자들 (마을지기, 운영위원등, 센터장)등과 회람하고 몇 번의 의견 수렴을 통해 다시 2.0을 작성했습니다.
(2) 주일에 목자기도회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긴급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목회서신 2.0을 함께 읽고, 마을별로 목자들이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3) 다시 대표목사가 마을지기들을 통해서 개진된 목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목회서신 3.0을 작성했고, 센터장들이 이를 검토하고 다듬어서, 3.1버전을 완성했습니다 (3/13).
(4) 완성된 목회서신을 목자들에게 먼저 발송하여, 목자들이 숙지하는 시간을 3-4일 가진 후, 지난 주일(3/18)에 목회서신이 발송될 것임을 전체 가족들에게 공지했습니다.
(5) 어제 (3/19), 목회서신을 모든 하늘가족들에게 공지하여, 교회 홈피 열린마당에 게재하고, 모든 가족들에게는 문자로 링크를 보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목회서신이 다루어야 할 여러 이슈들을 다듬을 수 있었고, 특별히 피해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조금 더 배려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처음에 1.5쪽이었던 분량이 5쪽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고, 자신들이 서있는 자리에 따라 불편한 부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들목 지도자들은 더 이상 내용을 다듬기 보다는, 이제는 현재로서 확정된 내용으로 가족들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목회서신을 우리 하나복 동지들과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들목에서 이런 목회서신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도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 남녀차별적 요소의 제거: 나들목교회는 개척초기부터 하나님 나라의 가르침에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남녀의 차별을 제거하려고 애를 써왔습니다.
(2) 수평적 소통: 가부장적 질서에 의해서 운용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한계를 발견하고, 수평적 소통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세우고, 사역을 진행하여왔습니다.
(3) 공동체적 구조: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떤 문제든지 가능한 한 조직이나 제도적으로가 아니라, 공동체적인 자세로 풀어갈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4) 현대 교회에서의 권징: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들이 대부분 목자들에 의해서 목양되지만, 목자의 목양 범위를 벗어날 때 “목양특별소위원회”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왔습니다.
(5) 영적 위계로 인한 불통의 해결: 교회 내에서 자신의 영적 지도자와의 어려움이 있을 때, 상임위원 중 한 사람에게 직고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교회 안에서 존재할 수 있는 약자가 자기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최후의 소통 라인을 확보하였습니다.
MeToo와 같이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를 만나면서, 위와 같은 목회서신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나들목교회가 여전히 부족하지만 하나의 공동체로 자리를 잡고, 성경적 원리를 따라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감히 고백을 합니다. 그러므로 이번 사안과 같은 문제를 다루기 전에, 남녀 차별의 문제, 위계적 소통 방식, 공동체가 미비된 상태에서 조직으로서의 교회, 권징의 기능 상실, 영적 위계로 인한 불통 등의 문제가 점진적으로 해결되며, 이 영역에서 공동체원과 공동체가 성숙해가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하나복 동지들에게 나들목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사상이 위와 같은 내용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살아내는지에 대해서, 성도들을 꾸준히 가르치고 섬겨야 함을 절감합니다. 앞으로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여러 문제들이 계속 사회에서 촉발되고, 우리는 이에 대해서 적절한 반응을 하여야할텐데, 교회 자체가 성숙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들 앞에서 교회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들목의 사례를 살펴보시고, 여러 동역교회들도 각 교회가 처한 상황 속에서 늘 지혜롭게 목양을 해나가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파일첨부: 2018나들목공동체와MeToo운동ver3.1
아래에는 목회서신을 목자들과 회람하면서 목자들에게 당부한 내용입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나들목공동체를 함께 목양하고 있는 목자님들께
지난 주일 갑작스럽게 목회서신의 내용을 나누어서 우리 목자님들이 조금은 당황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으로 인해서 한국교회 속에 내재되어 있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과 혼란에 직면할 것 같아 염려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달라야할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 일상의 성차별과 폭력의 문제가 교회 안에 존재합니다. 한국 교회 전반에 대한 염려가 있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 자신과 나들목 공동체가 스스로 돌아보고, 또한 건강하게 이 문제에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일주일 동안 고민하면서 목회서신을 썼습니다. 3번 정도 회람을 통해서 교정하면서, 문제가 더욱 복잡하고 심각한 것을 절감하게 되었고, 지난 주일 마을 모임을 통해서 피드백 받은 내용으로 다시 작업을 하고, 센터장들과 회람하고 토론한 후, “목회서신 (2018/3/13)-미투 운동을 넘어 (Beyond Me Too)”라는 문건으로 확정했습니다.
이런 사안은 많은 시간을 가지고 공동체적으로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아가야하겠지만,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서, 이 목회서신을 대표목사의 책임으로 모든 하늘가족들과 나누는 일을 미루는 것이 잃는 것이 더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하늘가족들과 나누기 전에 우리 목자님들이 다시 한 번 개정된 내용을 읽으시고, 숙지하시고 준비한 상태에서 목회서신이 발송되는 것이 좋겠다고 센터장 회의에서 숙의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여러분들에게 이 목회서신을 보내고, 주일에 광고를 한 이후에, 월요일에 하늘가족들에게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목회서신 서두에서 밝혔지만, 이 서신의 주요 목적은 나들목 가족들, 특별히 피해를 입은 가족들을 위한 목양에 있습니다. 또한 부지불식간에 성희롱/성추행/성폭력에 관여한 가해자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바로잡는 데에도 목적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공동체가 하나님 나라 공동체답게 이러한 문제를 사랑과 공의의 균형을 놓치지 않는 지혜로 풀어가서, 우리 공동체가 더욱 건강해지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자님들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권면을 드립니다.
1) 제 자신도 이번 일을 통해서 자신을 성찰하며, 우리 공동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누구보다도 목자 자신들이 먼저 이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을 돌아보실 것을 권면합니다. 혹시라도, 이런 문제와 관련되어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동성의 공동체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2) 위의 서신을 꼼꼼히 읽으시고, 먼저 목자 부부 간에, 또는 언약가족들과 깊이 이야기를 나누시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나들목 공동체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 숙지해주십시오.
3) 가정교회에서 이 목회서신에 대한 내용을 나누실 때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문제를 터뜨리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주십시오. 가족들 자신에게 치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가정교회 모임에서 오픈하기 전에 목자들과 이야기하거나, Beyond Me Too 사역에 도움을 받을 것을 권면하십시오. 또한 성폭력의 범위를 벗어나서 자신이 당했던 또는 당하는 다양한 폭력적 상황으로 이야기가 확장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4) 자신이 부적절한 행동이나 성희롱/성추행/성폭력에 가담한 것을 회개하고 회복되기를 원하는 가족이 있다면, 동성의 목자나 목양사역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도하며, 이 때에도 피해자의 비밀 보장에 특별히 주이를 기울여주십시오.
5) 어떤 경우이든 목자 스스로가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피해자와 동성의 목양 사역자나, Beyond Me Too 사역에 연결합니다.
6) 성희롱/성추행/성폭력 예방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이성에 대한 에티켓에 대하여서는 좀 더 숙의를 거쳐서 공동체 가족들과 나눌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위의 목회 서신을 통해서 상처받은 가족의 치유와, 준비되지 않은 오픈 또는 폭로로 인한 가족들과 공동체의 혼란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임을 기억해주십시오.
나들목 공동체가 이런 이슈를 다룰 수 있는 자신이 있어서 이런 목회 서신을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나들목 공동체가 아무 준비 없이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회적 가이드 라인인 것을 기억해주시고, 이번 토요일 기도 모임을 비롯하여 함께 또는 홀로 기도하는 것을 통해 주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을 함께 받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꺠어진 세상, 여전히 어두움이 활개치는 것 같은 세상에서, 회복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또한 빛의 자녀로 살아가는 일을 서로 격려하며, 특별히 지금까지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했던 가족들이 회복되는 기회가 되길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2018년 3월 15일 김형국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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