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복 서평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로버트 뱅크스

작성자
하나복
작성일
2017-12-08 11:31
조회
2213
“1세기 교회 예배에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만나다”

양원규 목사 / 하나복 스탭 / 하늘가족교회 담임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와 교회 개혁에 대한 반성들이 쏟아졌다. 지금도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를 외치며 당시 부패한 교회의 개혁을 외쳤던 종교 개혁가들의 외침이 다시 한 번 울려 퍼져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본질로 돌아가야 할 많은 요소들 가운데, 예배는 교회(공동체)의 존재 이유이자 생명의 근원이며 삶의 열매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초대 교회는 어떻게 예배를 드렸을까? 신약 교회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1세기 그리스도인들 공동체가 추구한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바울의 공동체 사상』, 『교회, 또 하나의 가족』 등으로 유명한 로버트 뱅크스가 쓴 이 책은 다년간의 역사적 자료와 성경 연구 그리고 실천 신학적 경험이 이루어낸 역작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이 책이 역사적 고증과 신학 자료에 기초해 고대 로마란 도시에 있었을 법한 1세기 교회를 생생하게 복원시키는 업적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1세기 교회 예배가 무엇이었는지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대신에, 놀랍게도 독자들에게 1세기 교회 예배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 이제 우리도 저자가 소개한 주인공 푸블리우스와 함께 고대 로마에 있었던 초대 교회 예배에 참여해보자.

“이제 예배가 시작되는 건가?” 글레멘드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나(푸블리우스)를 의아하게 쳐다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집으로 들어오면서 실제로 예배는 시작되었지.”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중에서-

집에 들어서는 순간 서로에 대한 환영의 표시로 이루어진 거룩한 입맞춤의 인사와 포옹으로 이미 시작된 예배! 1세기 예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오늘날 종소리와 함께 묵도하심으로 시작하는 예배와는 사뭇 다르게 보인다. 초대 교회 성도들이 생각한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함께 한다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의중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주님의 이름으로 사람들이 모이면서 예배는 이미 시작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성도들 가운데 있으며, 예배는 그들이 인사를 통해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이미 시작된 것이다.

빵을 나누며 집 주인인 아굴라는 이렇게 말한다. “그분은 육체로는 이 방에 우리와 함께 계시지 않지만 분명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이 빵으로 시작하여(이때 그는 빵을 큼지막하게 잘라 손님들에게 돌렸다) 함께 먹으면서, 또한 먹는 가운데 서로 나누는 사귐을 통하여, ‘우리’는 그분을 우리 안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입니다.”

식사의 시작과 성만찬의 시작이 오버랩되는 장면이다. 1세기 성도들의 기도는 짧고 평범한 말투로 진행되었으며 삶의 모든 것을 비롯해 이 식사와 이에 수반된 모든 것을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하나님께 고했다. 이것을 바라본 찾는이, 푸블리우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나(푸블리스우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임이었다. 점잖은 의식이나 이국풍 신비주의도 아니었다. 모든 것이 아주 단순하고 실제적이었다. 나는 그들의 신이 이렇게 엉성하고 일상적인 방식의 행위를 통해 대체 뭘 하려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렇다! 찾는이의 눈에 비친 1세기 교회 예배는 종교적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단순하고 실제적이었으며, 어쩌면 엉성할 정도로 자유롭고 일상적인 삶의 행위 하나 하나가 바로 예배였다.

푸블리우스와 함께 들여다본 1세기 교회 예배의 모습은 설교와 나눔, 기도, 교제(사귐), 구제, 토론 등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신선한 충격과 깊이 곱씹어볼 많은 묵상의 재료들을 제공한다. 그야말로 작지만 매우 강력한 책이다. 마치 2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세기 교회의 원형을 만날 수 있도록 시공간의 문을 열어주는 타임머신 같다고나 할까. 따라서 이 책에서 나눌 이야기들은 너무 많지만 이제 아굴라의 집을 나선 푸블리우스의 마지막 소감으로 1세기 교회 예배 탐방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아굴라와 브리스가의 초청을 받아들여 다음 주 모임에 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뭐라 말하기 힘들다. 확신이 없다. 하지만 어쩐지 응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찾는이 푸블리우스는 1세기 교회 예배에 참여한 후 좀 더 알아가기(Research)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2017년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1세기 교회 예배에 참여해보고, 그 속에 담긴 하나님 나라 복음의 정신을 21세기 예배 개혁의 정수(精髓)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