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복 이야기

[컬럼] Mee Too 운동과 교회

작성자
hyoungkkim
작성일
2018-03-01 09:53
조회
3456

Me Too 운동으로 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전전 긍긍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나도 폭로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폭로되지 않을까... 슬픈 현실이지요. 하나복 동지들의 교회는 안녕하신지요? 작건 크건, 한국 사회에 일상화된 차별과 폭력이 교회 안에도 버젓이 존재하니 슬플 뿐입니다. 3월을 시작하면서 교회 주보에 컬럼 하나를 썼습니다. 함께 나눠도 좋겠다 싶어 여기에 옮깁니다.

나들목에서는 이런 문제를 포함하여 성도들의 어려운 문제들은 마태복음 18장에 의거해서 

먼저, 당사자들이 당사자들 간에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를 쓰도록 격려하고, 그래도 진척이 없을 때에는

둘째로, 목양특별소위원회에서 다룹니다. 짧게는 3개월에서 때로는 18개월이 걸리기도 하지만, 사람을 붙들기 위해서 애를 쓰지요 (목양특별소위원회에 대한 이야기는 언젠가 잘 정리해서 나눌 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만).

셋째로,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만약 교회 공동체 내에서 리더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일어나고 그것이 위의 일, 이차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에는 교회의 최고 리더들인 상임위원들 중 누구에겐가 직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면 교회의 상임위원들이 이런 문제를 다루게 되지요.

이런 방식으로 모든 문제가 만족스러운 결과로 해결되지는 않지만, 그리고 어떤 때는 너무도 고통스러운 과정을 지나가지만, 공동체는 내부적으로 더욱 건강해지고, 단단해져가는 것을 경험합니다.  


우리가 섬기는 교회 공동체 속에 이러한 문제들이 잠재되어 있을 수 있으니, 함께 고민하고, 또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에베소서의 바울의 권면이 떠오르고, 그래서 더욱 제 스스로를, 그리고 우리 공동체를 돌아보게 됩니다. 

8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9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10 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여 보라  11 너희는 열매 없는 어둠의 일에 참여하지 말고 도리어 책망하라 12 그들이 은밀히 행하는 것들은 말하기도 부끄러운 것들이라 13 그러나 책망을 받는 모든 것은 빛으로 말미암아 드러나나니 드러나는 것마다 빛이니라 (엡 5:8-13)


 


Me Too운동과 교회 (2018/3/4 나들목교회 주보 컬럼)


맹추위에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 2월 문학계에서 촉발된 한국형 Me Too 운동은 봄을 맞이하는 3월에도 들불 번지듯 활활 전개될 모양이다. “인류의 마지막 식민지”라고 불리는 여성에 대한 차별은 인류 역사 이후로 지속된 현상인데, 차별을 넘어서 폭력, 폭력 중에서도 성폭력은 인간의 야만성을 폭로한다. 한국 사회에 오랫동안 쉬쉬되어오던 곪고 곪은 이 문제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부끄럽지만 다행한 일이다. 느끼지 말아야할 수치심을 극복하고, 숨겨져 왔던 만행을 폭로한 여성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시민들의 권리가 증진되며 이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법제도가 생겨나고 있다. 약자에 대한 폭력은 한국 사회 뿐 아니라 인류 보편적인 현상이기에 문명화된 사회라면, 더 나아가 시민사회라면 어떤 종류의 폭력도 용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다행히, 일부 폭력이 법적 처벌을 받게 되어서, 외형적으로는 폭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갑질로 대표되는 또 다른 종류의 폭력이 우리 사회 속에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고, 이 중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거의 일상화된 차별과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일상화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우리 사회가 이제라도 눈을 돌리게 되었으니, 부끄럽지만 감사한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기독교야말로 누구보다도 앞서서 문제를 제기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대안을 만들었어야 한다. 사실, 초기 기독교는 남성도 여성도 그리스도 안에서 동등됨을 깨닫고 매우 급진적 가치관을 가지고 공동체적 삶을 살았다. 그러나 이미 오랜 문명 속에 각인된 여성차별적 사고는 초기 기독교 이후에 곧 다시 교회 속으로 기어들어왔고, 로마와 기독교가 병합된 이후에는 더욱 노골화 되었다. 종교개혁을 통해서 여성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에 큰 변화가 일어나긴 했지만, 이미 역사와 문화에 거의 DNA가 되어버린 여성차별은 개신교 내에서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 중의 하나였다. 이러한 개신교가 가부장적 가치체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한국 문화와 만났고 한국교회는 이런 남성중심적 위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실정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은 한국 교회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Me Too운동이 영향을 끼칠 마지막 사회집단일 것으로 본다. 이미 개신교 안에서 폭로되었던 성추문 사건들이 제대로 정리된 경우가 없었던 부끄러운 전력 때문일 것이다. 남성중심적,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교회 구조와 폐쇄적인 소통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는 문제와 갈등 해결능력을 전혀 가지지 못한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교회 내에서 Me Too와 관련되어 얼마나 많은 문제들이 숨겨져 있을지 예상할 수 있다. 거기에 아예 치리 기능을 상실하고 공교회적 연대가 사라진 개교회주의적 한국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답답한 노릇이다. 그러나 가장 먼저 시작할 일은 교회 내에서의 Me Too이다. 사회에서 이런 문제가 일어났을 때, 적절한 권위를 행사해야할 사람들이 With You, 즉 그들편에 서주었으면 문제가 피차가 훼손되는 데까지 가지 않고 상처를 아물게 하고 재발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Me Too에 사람들은 With You를 하지 않았다. 나들목 공동체 안에서는 어떤 문제이든 그 문제를 일대일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목양특별소위원회를 통해서 함께 해결해나가려 애써왔다. 개인의 소리가 들려지지 않을 때에는 상임위원들에게 직고할 수 있는 소통의 라인도 열어 놓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With You는 공동체적인 형제자매 사랑이 있을 때 가능하다. 혹시라도 교회 내에서 ‘덕을 위해서 참고 지나가자’는 식의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는 단호히 반대하고 적절한 공동체적 절차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사회적인 흐름과 분위기에 편성하지 말고 그리스도인들은 먼저 약자들의 편에서 서서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하였어야 함을 고백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거대한 공범집단이 아니었는가? 이제 늦었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약자들의 울부짖음, 지금은 여성들의 용기어린 소리에 With You라며 곁에 서야할 것이다. 비록 주님 오실 때까지 하나님의 정의는 완전히 실현되지 않겠지만, 궁극적인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을 믿는 자들이라면, 오늘 여기에서 그 정의를 실현할 것이다. 교회 안팎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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