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복 이야기

모친상을 통해 발견한 동지애

작성자
hyoungkkim
작성일
2018-01-04 14:06
조회
4172

2010년 아버님이 떠나셨습니다. 아버님은 사회적인 기여가 적지 않으신 분이셨기 때문에 많은 조문객들이 빈소에 다녀가셨습니다. 인생에 무엇이 남는지 그 허와 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슬프지만 소중한 기회였지요. 작년 말, 어머님이 소천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떠나시고 꼭 7년을 채우시고 저희 곁을 떠나셨습니다. 워낙 건강하신 어머니셨기에, 그리고 너무도 급작스런 소천이었기에 저희 가족과 저는 경황이 없었습니다.


 


어머님이 떠나신지 오늘로 꼭 삼주가 되는데도 아직 그 떠나심이 실감이 나지 않는데, 빈소를 차리고 조문객을 맞을 때에야 오죽했겠습니까? 그 황망함이... 그런데 조문을 받으면서 지난 번 아버님 장례 때와 다른 점이 한 가지 느껴지지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복 목사님들이 한 분 두 분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2010년 아버지가 떠나셨을 때, 저를 위로하기 위해 오셨던 분들 중에 전혀 없었던 새로운 “한 부류”가 등장한 겁니다.


 


그런데 그 한 분 두 분이 적은 수가 아니었습니다. 삼일동안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하나복 목사님들의 조문을 받으면서, 막내 제부가 “하나복이 도대체 얼마나 큰 단체가 된 것이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만 5년의 사역을 통해 만나서 맺은 인연이 이렇게 이어질지는 몰랐습니다. 몇 분 정도가 오셨다 가시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정말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목사님들의 위로를 받으면서,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도 당신의 기도가 응답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시고 기뻐하시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7년을 보내고 2018년을 맞으면서, 하나복 동지들에게 신년 인사를 드려야겠다 싶었는데, 감사하다는 말씀, 아니 그 감성 이상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의 암울한 상황을 바라보며, 특히 종교개혁 500주년을 허망하고 부끄럽게 지내버리고, 적지 않은 자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참담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당연시되는 목회적 풍토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우리가 흘리는 눈물과 땀, 그 애씀이 우리 가운데 이런 동지애와 연대를 일으켜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복 사역에 대한 오해도 좀 있고, 아예 한국교회에서는 아직 하나복 사역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우리의 사역은 한국교회 전체 판도를 생각할 때, 그저 한 구석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은 소동’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낙심하지도, 또한 외적 환경과 우리의 거대한 사명으로 인해서 압도당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 주님도 그 길을 걸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를 따랐던 모든 초기 교회 성도들이 그렇게 좁은 길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겨자씨”의 생명력을 믿으면서...


 


2018년을 맞으면서, 우리 하나복은 이 겨자씨를 어떻게 던 선명하고 실제적으로 우리 목회의 현장에 심을 것인가를 일년내내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습하려고 합니다. 우리 목회자의 사역에 있어서 가장 큰 무기인 “설교”가 어떻게 하나님 나라 복음에 기초할 수 있는지를 2018년 동역회원 수양회를 통해서 함께 고민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일 년 동안 각 네트워크에서는 이 주제를 가지고 일 년 동안 함께 고민하고 서로의 설교가 예리해지고 깊어질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동역회원 수양회는 무료로 진행되었습니다. 하나복을 위해서 수고하는 목회자들을 격려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동역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그리고 우리 사역의 지경이 넓어지면서 하나복 사역을 위한 재정 조달이 적지 않은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사실, 작년에 꽤 심각한 적자로 결산 마감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쁜 일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위해서 우리 재정이 드디어 모자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득불 이제 동역회원 수양회도 동역자들에게 실비를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이르렀습니다. 동역자 여러분들의 이해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나이 오십에 들어섰을 때, 제 인생의 트랙 네 번째 코너 에 진입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타원형 트랙에 네 개의 코너 중에 마지막에 진입했다는 생각이지요. 그런데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이어서 어머니까지 소천하시고 나니, 갑자기 결승선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네 번째 코너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 그 코너를 빠져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아! 정말 인생이 쉬이 지나가고 내 달음질도 멀지 않아 끝나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하나복 동지들, 아시나요? 저는 그 결승선이 저의 달음박질의 끝인 줄 알았습니다. 맞습니다. 제 달음박질은 그것으로 끝이겠지요. 그런데 이번 어머님의 장례를 통해서, 나의 달음박질이 끝나는 지점에 서있는 수많은 동지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이 또한 바통을 이어받아 달릴 것이라는 것을... 아! 이 얼마나 놀라운 정경입니까? 하나님 나라 복음의 바통을 이어받아 달리다가 다음 세대에 그것을 물려주는 것. 그리고 모호한 개념상의 다음 세대가 아니라, 실제로 함께 뛰고 있었던 동역자들이라는 것. 우리의 짧은 인생, 허무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을 우리를 부르셔서, 지난 이천년간 지속되어 온 이어달리기에 초대하신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 한 해도, 하나복DNA동지들이여, 멋지게 함께 뛰어봅시다. 2월 동역자 수양회에서 반갑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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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9 05:54
    찾아가 함께하지 못함이 못내 죄송한 마음입니다. 삶의 모든 순간이 후회없는 걸음이어야 하는데 또 하나의 후회스런 일이 되었습니다. 동역회원으로서 죄송하고 많은 배움과 도전을 얻은 자로 죄송함 뿐입니다.

  • 2018-01-04 16:24
    장례를 통해 믿음의 선진들의 발걸음이 어떻게 이어져 나가는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귀한 믿음이 하나복을 통해서도 더욱 멋지게 계승되리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 2018-01-06 16:29
    비록 장례식엔 참석하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꽃피우고 하나님 품에 잠든 고인을 애도합니다... 그리고 하나복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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